Thursday, November 20, 2008

일용할 은혜에 날마다 감사...


저녁식사를 시작하려 하는데 희윤이가 옆에 있던 나를 작은 손으로 툭툭치며 말한다.
"아빠, 뭐해. 기도하구 먹어야지." ...크... (머쓱 & 극적극적...)

어릴적에는 식사기도를 꼬박꼬박 빼먹지 않고 해왔던 것 같은데...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식기도를 빼먹기 시작했고, 이젠 식기도를 하는것이 맘 한구석에서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, 모태신앙인 나에게 식사기도는 이젠 화석화된 하나의 종교의식처럼 내 삶속에서 인식되어 있었나보다. 아님, 하루하루, 숨쉬고 살아있는 동안 나에게 주시는 매 순간의 아름다움을... 인생이 힘들다며 더이상 감사하지 않는 나의 교만함이 내 인생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은 아닐까...

희윤이는 기도하는 동안 모가 그리좋은지 내내 흐믓한 표정을 하고 있다. 물론 밥이 앞에 놓여 있으니까 맘이 므흣~ 하겠지. 어린 희윤이의 꼬옥 감아쥔 기도하는 두 손에서... 또 그 얼굴속에 있는 흐믓한 미소 속에서...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건 하나님이 오늘 나에게 주시는 일용할 은혜가 아닌가 싶다.

- Nov 20, 2008.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다가...